한 개발자가 한탄하는 말투로 이야기 했다.
며칠 전 고객이 웹 페이지에 출력되는 오류 메시지 중 톰캣 버전이 출력되는 것을 없애달라고 했단다.
인터넷 검색으로 어렵게 찾아서 수정해 줬더니
수정한 걸 본 고객이
그게 아니라면서 오류가 나면 오류 안내 페이지(404 not found)가 나오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똑바로 이야기 했으면 한 번에 할 일을 괜히 시간 낭비했다고 말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이야기가 끝나자 마자 그 개발자가 잘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SW 개발을 잘 모르고 말을 하기 때문에,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서 일하는 게 개발자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웹 보안 상 오류 메시지를 웹 페이지에 그냥 출력 하면 안 된다.
이런 일은 흔하게 발생한다.
개발자는 대부분 항상 을이기 때문에,
고객이든 직장 상사든, 동료와 협력하든 누군가의 지시나 요청에 의해 일을 하게 되고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본인이 손해를 보게 된다.
또, 이렇게 일이 엇나가면 서로에 대해서 불평하고 비난하다가 불신만 쌓여서
SW 개발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른 예로, 나에게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외모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아는 지식이 없다.
어릴 때는 그냥 짧게 깎았고,
나이가 들어서는 인상이 부드러워 보이고 탈모도 감춰야 해서
머리카락을 길게 하려는데
어떻게 깎아달라고 말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른다.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하고는 한 달에 한번씩 고통(?)이었다.
출처: http://riflessiacconciature.com/servizi-capelli/
B 클럽 미용사는 조금만 말을 잘 못해도 무조건 짧게 깎았다.
심지어 제대로 깎은 후에 어떻게 말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기억해서 다음 번에 이야기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아내와 그 친구들이 좋다고 강조한 동네 미용실을 갔는데
최근 몇 년간은 편하게 미용실을 다니고 있다.
처음 몇 달은 이런 저런 요구 사항을 떠듬거리면서 말했고
미용사는 깎은 후, 맘에 드는지를 확인했다.
그 후로는 알아서 깎아주기 때문에 퇴근길에 잠깐 들리면 된다.
좋은 미용사(동네 미용사)와 안 좋은 미용사(B 클럽 미용사)의 차이는
나의 의도를 이해해서 머리카락을 깎아주고
나를 기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SW 개발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개발 능력은 개발 년차나 알고리즘 작성 능력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구현해 주는 것이지 않나 싶다.
'개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마리 소 (0) | 2017.10.13 |
---|---|
꿩 잡는 게 매다 (1) | 2017.08.05 |
누울 자리 봐 가며 발 뻗어라. (0) | 2017.05.04 |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0) | 2017.05.04 |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0) | 2017.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