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의 대리가 있었다.

160cm 언저리로 키도 비슷하고, 축구를 즐기는 취미도 비슷했다.

한 명은 7년이라는 직장 생활을 한 회사에서 보냈고

다른 한명은 다른 회사에서 1년 정도 일하다 경력으로 입사해 6년째 둘이 친구로 지냈다.

한 회사에만 있은 대리는 충청도라서 그런 거야 라는(?) 말과 함께 모든 것이 느리고 느긋하다.

다른 한 대리는 항상 적극적이고 경쟁적이기도 했다.

한 회사에서 시작해서 인지, 시작하는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나칠 정도로 친했고,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예란 말과 함께 넘어가기 일 수 였다.

때로는 그 위의 과장이나 차장이 말을 심하게 할 때도 있지만 이내 웃으며 넘어갔다.

다른 한 대리는 누군가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정적이면 가시를 곤두세우는 성격이었다.

(나이가 약 20년 정도 차이 나는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한명은 나무라면 그냥 자신의 잘못이고

한명은 나무라면 따질 건 다 따진 후에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둘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한명은 편하고, 다른 한명은 모두 불편해 했다.

다른 한명은 다른 대리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그러니 모두가 널 무시한다고 충고했지만

둘은 그렇게 각자의 성격대로 살았다.


어느 날, 팀장이 조금 더 회사에 있었던 대리를 조그만 프로젝트의 PM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다른 대리는 다른 주임에게 저 친구가 있는 이상 모든 기회는 그 친구에게 먼저 갈 것이고,

이 회사에서 나는 두 번째 기회만 있다는 말을 하며, 친구가 소개한 회사로 떠나갔다.


6년간 많은 직원이 입사하고 떠나갔다.

그 속에 남아 있는 이 친구는 묵묵이 일을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과연 둘 중 어떤 대리가 회사에 더 도움이 되었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는지? 더 나은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참 다른 두 개의 개성과 삶이 있었다.



회사를 떠나고 내 생일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달달한 커피와 간식 세트 쿠폰을 보내온 걸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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