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숨겨져 있던 자신의 뼈 2개를 찾았다며 자랑스럽게 쇄골을 보여줬다.

살 속에 희미한 쇄골(빗장뼈)의 흔적이 보였다.

턱 선도 V자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자랑했다.

출처: 위키

몸무게를 재보라고 하니,

마지막으로 측정했을 때보다 4kg 이상 빠졌다고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측정했을 때 절망하고는 재보지 않은지 1년 정도 됐고,

키도 많이 컷으니, 실제로는 4kg 이상이 빠진 것 같았다.


지난 몇 년간 태권도, 권투, 헬스 등을 했지만 몸무게는 계속 증가했다.

같이 저녁 마다 달리기도 하고, 상금도 걸어 봤지만 소용없었다.

조금 하다 보면 학원 등의 이유로 빠지기 시작하다

시험 기간이 되면 어느덧 잊혀졌기 때문이다.


살이 빠진 이유는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놀 시간이 많아지자

친구들과 천변을 자전거로 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낮에 약 15km 정도 거리를 왕복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빨리 가는지를 이야기 하더니, 저녁마다 2시간씩 달리기 시작했다.

비가 온 날도 비가 오지 않으면 나갔고, 학원에서 늦게 온 날도 1시간만 하겠다면 나갔다.


태권도, 권투, 헬스와는 무엇이 달랐을까?


짐작으로는 태권도, 권투도 재미있어 했지만

선생님의 지도하게 배우는 것이라 (체력 단련도 했지만) 품세나 자세 같은 시키는 것 위주로 한 것 같고,

헬스는 달리기 위주로 했다고 하는데,

달리면서 게임 방송만 봤는지 석달 동안 몸무게에 변화가 없어서 중지했다.


친구들과 뭘 하는지 몰라도 아들 말에 따르면 그냥 달린다고 한다.

달리면서 수다떨고, 멈쳐서 수다도 떤다고 했다.

한 친구의 엄마는 그나마 그거라도 하니 좋다며 50만원짜리 자전거를 사줬다고 한다.


뭘하는지 자세하게 알 수 없지만

친구들과 그냥 달리는 것 자체가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이 넘치는 나이(16세)에

그냥 달리는 것도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설마 분노의 질주를 ...)


그렇게 즐기는 사이 처음으로 살이 빠졌다.


20 여 년전, 제대한뒤 복학하며 자취를 하였고, 매일 자취방으로 친구들이 놀러 왔었다.

S/W 개발과 관련해서 서로 옳다고 참 많이 싸웠고, 그렇게 몇 년을 보냈다.

출처: clipartpanda.com

그러다 각자 직장 생활을 하며 여기 저기 흩어져, 이제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게 되었지만

친구들과 숱하게 싸우며 경쟁하던 그때 (서로를 맹비난하면서 싸운적도 많았다)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던 것 같다.


모뎀으로 PC 통신하며 사소한 거라도 먼저 알면 우쭐해 했고,

지기 싫어서 수많은 책을 사서 읽고, 만들어서 자랑했다.

아직도 S/W를 개발하는 것이 즐겁고 큰 문제없이 개발하는 내 실력은

그렇게 친구들과 싸우고 놀면서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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